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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문명의 붕괴와 인간 본성

by 핑크머니25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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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줄거리 요약
  2. 인간 본성의 어두운 그림자
  3. 문명의 허약함과 질서의 붕괴
  4. 권력과 공포의 정치
  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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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서적

제목: 파리대왕
저자: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 문명과 본성의 경계

**『파리대왕』**은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이 1954년에 발표한 소설로, 인간의 본성과 문명의 의미를 탐구한 상징적 작품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불안한 시대 정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무인도에서 살아가며 벌이는 갈등과 파괴를 통해,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이기심, 그리고 문명의 허약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생존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 사회의 구조와 본능, 윤리, 질서, 권력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은 인간 내면의 다양한 측면을 대표하며, 이들이 점차 야만화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드러냅니다.

1. 줄거리 요약

소설은 전쟁 중, 비행기 사고로 인해 낯선 무인도에 불시착한 영국 소년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른은 없고, 어린 소년들만 살아남은 상황. 이들은 처음엔 협력하여 구조를 기다리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랄프는 민주적인 리더로 선출되어 규칙과 질서, 불 피우기, 집짓기 등 문명적인 생활을 시도합니다. 그의 곁에는 지적이고 합리적인 소년 피기가 있습니다. 피기는 안경을 통해 불을 피우는 등 실질적인 생존에 기여하지만, 체격과 성격 때문에 무시당하고 조롱받습니다.

 

반면, 잭은 점점 권력과 사냥에 매료되며 야성적인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는 무리를 따로 조직하고, 점차 공포, 폭력, 추종을 통해 힘을 키워 갑니다. 결국 잭의 집단은 짐승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며 제물을 바치는 등의 원시적인 행위를 시작하고, 야만적인 사냥과 살인을 즐기게 됩니다.

 

점점 문명은 붕괴되고, 아이들 사이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사이먼이라는 소년은 진정한 ‘짐승’은 외부가 아니라 아이들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환각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습니다. 피기도 잭의 무리에게 살해당하고, 끝까지 살아남은 랄프마저 추격당하며 죽음의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해군 장교가 섬에 도착하면서 소설은 급작스럽게 끝납니다. 장교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랄프의 모습은, 아이들이 겪은 야만의 시간과 상실된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2. 인간 본성의 어두운 그림자

『파리대왕』의 핵심 메시지는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악입니다. 윌리엄 골딩은 이 작품을 통해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작중 아이들은 처음에는 규칙과 협력의 가치를 중시하지만, 외부 통제(어른, 법, 사회 규범)가 사라지자 그들은 점차 야만적인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게 됩니다.

특히 사이먼의 죽음은 집단의 광기와 비이성적인 공포가 어떻게 무고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골딩은 “짐승”이라는 존재를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악의 상징으로 제시하며, 우리 모두가 그러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3. 문명의 허약함과 질서의 붕괴

랄프와 피기가 상징하는 것은 이성, 민주주의, 법치 등 현대 문명의 핵심 가치입니다. 그들은 협력과 규칙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하려 하지만, 점점 더 강력해지는 잭의 야만적 리더십과 공포에 휘둘리는 다수에게 밀려나고 맙니다. 이는 문명이라는 체계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피기의 안경은 ‘지식’과 ‘문명의 도구’로 상징되는데, 이 안경이 부서지거나 탈취당하는 순간은 문명이 무너지는 전환점이 됩니다. 불은 구원의 신호이자 문명의 상징이었지만, 후반에는 사람을 죽이는 도구로 변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문명이 본능적 욕망 앞에서 얼마나 쉽게 도구화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4. 권력과 공포의 정치

잭은 사냥과 폭력을 무기로 삼아 아이들을 지배합니다. 그는 짐승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그것을 자신이 다스릴 수 있다는 식으로 권력을 확보합니다. 이는 실제 독재 정권이나 전체주의에서 자주 사용되는 수단과 비슷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권력의 부패와 폭력의 정당화를 비판합니다.

그의 리더십은 민주적 합의가 아닌 위협, 강제, 미신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문명의 얼굴을 한 야만’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잭의 지배는 단순한 아이들 사이의 경쟁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이 권력 앞에서 이성을 잃고, 동료를 배신하며 폭력에 물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비유입니다.

5. 결론

『파리대왕』은 인간이 가진 문명성과 야만성 사이의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든 작품입니다. 윌리엄 골딩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인간 본성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짐승’을 내면에 품고 있으며, 문명이라는 얇은 껍질이 벗겨질 때 얼마나 쉽게 본성에 굴복할 수 있는지를 상징합니다.

 

결국 구원은 외부에서 옵니다. 해군 장교의 등장은 ‘어른의 세계’라는 상징이지만, 독자는 과연 어른의 세계가 아이들보다 더 이성적이고 정의로운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실제로 소설 외부의 현실(2차 세계대전)에서도 인간은 무수한 폭력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이는 문명 그 자체도 폭력과 욕망의 연장선상에 있을 수 있다는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파리대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한 시사성을 지닌 작품으로,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의 기반이 얼마나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세워졌는가를 일깨워줍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인간이 가진 본질적 악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되며, 우리가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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